비자가 도착했다.
집을 나서려던 순간 등기 우편이 하나 도착했다. VFS Global. 아직 올 때가 아닌데, 설마 뭐 문제라도 생겼나, 추가 서류가 필요한가? 6개월이 걸린다던 비자가 4개월도 채 되기 전에 도착해버렸다. 내 시간을 뺏는 주범이라고 원망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일찍 와버렸다. 굼뜨던 마음에 조바심이 다시 도진다. 아직 못다 한 게 많은데.. 확실히 데드라인이 생기면 움직이게 된다. 그토록 원망했던 이민국은 머릿속에서 온전히 사라지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한다. 가족, 친구, 책, 영어, 운동, 은행, 병원, 통신.. 아직 정리할 것들이 많다. 그토록 원했던 길이었는데, 슬픈 마음이 든다. 이상한 양가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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